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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친코 소설 책 이민진 작가 북토크가 8월 10일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렸다. 새로운 번역본 출간과 처음으로 한국 독자들을 직접 만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한국 독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다는 이민진 작가의 생각 덕분인지 대담을 짧게 마무리한 후 대부분의 시간을 독자들이 직접 감상을 전하고 질문하는 것으로 채웠다.

  파친코는 1910년대 부산 영도에서 시작해 일제강점기와 그 후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선자가족들이 흔들리고 넘어지고 상처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이야기다.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주연 애플 TV+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파친코 이민진 작가 북토크 질문과 답변 요약

  • 책 제목 파친코는 무슨 뜻인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나?

  제목 도박 기기인 파친코는 인생을 보여주는 상징물이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나아가야 한다. 소설 첫 문장이 그런 의미를 담고 있어서 중요하다.  

 

파친코 첫 문장과 번역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초판)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개정판)

  • 파친코 속편을 쓸 생각인가?

  파친코 속편은 없다. 절대. 선자, 한수, 솔로몬 등 파친코 속 등장인물들은 이제 독자들의 인물이다. 여러분의 상상이 더 찬란하다.

  • 차기작은 어떤 작품인가?

  '아메리칸 학원'을 쓰고 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학원'이 맞다. 지금 전 세계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교육'이었다.

  미국, 호주, 영국 등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학원, 교회에서 운영하는 학원들을 취재하고 관련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교육과 지혜에 관한 소설이 될 것이다. 글 쓰는 스타일이 거북이다. 하지만 천천히 느리더라고 끝까지 써서 완성할 것이다. 

  • 작가의 삶은 어떠한가?

  미국에서 현재 작가들은 평균 빈곤선 아래에서 살고 있다. 작가의 삶은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위험에 처하기 쉽다.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는 픽션을 통해 진실을 보여줘야 한다. 있는 그대로 반복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작가가 꿈인 생각이 많은 질문자에게) 일단 짐을 버리세요. 너무 무거워요. 말하고 싶은 진실을 그대로 이야기 해주세요. 

  • 예를 들어 파친코의 한수처럼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캐릭터를 작품 속에서 변호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작가님의 진짜 생각인지?

  작품을 쓰면서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자신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왜냐하면 누구나 자기 인생에서는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다들 남들은 이해 못 해도 자기만의 합리화할 이유를 가지고 있다.

  작가는 픽션을 통해서 그런 진실을 보여준다. 나쁜 캐릭터에 공감 하냐고? 공감한다. 그럼 그들의 행동에 찬성하냐고? 찬성 안 한다.

  이민진 작가 북토크 답변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단어는 '진실'과 '편견'이었던 것 같다. 이민진 작가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 편견 없이 대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말하는 것을 강조했다. 솔직하게 자신을 보여준다는 것은 때론 위험하다. 하지만 솔직하게 보여줘야 서로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새롭게 번역된 개정판 파친코는 윌라 오디오북으로도 들을 수 있다. 글자로 읽었던 부산 사투리 대화를 전문 성우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듣는 오디오북만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작가들의 글쓰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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