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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 소설 스피드는 제2회 넥서스 경장편 대상 수상작이다. 작가는 MBC 권석 PD. 무모한 도전, 놀러와 등을 만든 권석 PD는 7전 8기 도전 끝에 작가가 되었다. 정말 일곱 번 떨어지고 여덟 번째 도전인 넥서스 공모전에 당선됐다.

  보라 북토크에서는 성장 소설 스피드를 쓰게 된 이유, 신인 작가로서 글 쓰는 방법 등을 풀어놓았다. 토크쇼 '놀러와'에서 권석 PD와 출연자로 인연을 맺은 방송인 노홍철이 진행을 맡았다.

  공중파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할 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방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움을 갚기 위해 몽골에서 촬영하다 달려왔다고 한다. 

성장 소설 스피드

  권석 작가는 책 '스피드'를 성장 소설로 소개했다. 고등학생인 주인공 박욱을 중심으로 크게 두 줄기 이야기가 펼쳐진다. 해체 위기에 처한 바다고등학교 수영부 '스피드'의 운명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과거 스피드 부원으로 금메달도 따고 수영 유망주였던 박욱의 아버지가 갑자기 수영계를 떠난 이유를 밝혀가는 이야기가 있다.

  왜 이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 왜 성장 소설이었는지 라는 질문에 권석 작가는 자신의 길었던 사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작가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아주 긴 사춘기를 보냈다고 한다. 그 시절 밖으로는 세상이 두려웠고, 안으로는 스스로에게 가혹했다고 한다.

  중년이 되어 그때를 생각하니 지금 그 시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자신처럼 그 시기를 지나온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괜찮아, 걱정하지 마, 다 잘 될 거야.'

성공하는 콘텐츠의 비결

  무모한 도전, 놀러와, 아빠 어디가 등 많은 인기 프로그램을 만들고, 소설은 공모전 대상까지 수상한 성공 비결은 무엇이냐고 묻자 권석 작가는 '진심'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지만 뻔한 답변에 사회자 노홍철은 장난스럽게 발끈했다. 귀한 시간 내어 북토크에 온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좀 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으라며.

  권석 작가는 PD의 경험을 돌아보면 '기획의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기획 의도는 '왜 (why)'에 대한 답이다. 왜 네가 만든 프로그램을 봐야하니? 왜 네가 쓴 소설을 읽어야 하니? 시청자와 독자의 질문에 자기만의 답이 있어야 한다.

  또한 기획 의도는 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한 기획의도에 사람들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무한도전이 그랬고 요즘 시청률 수직 상승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좋은 예이다.

  조금 이상하지만 소수와 약자, 정의를 위해 일하려는 변호사 우영우의 성장기라는 기획의도에 많은 사람들이 응원을 보낸다. 박은빈의 진심어린 연기도 한몫한다. 권석 PD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칭찬을 한참 하자, 사회자 노홍철은 방금 들어오신 분은 우영우 작가 북토크인 줄 알겠다며 농담을 했다.

  다시 성공하는 콘텐츠의 비결로 돌아와, 선한 기획의도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거창할 필요는 없다.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집 '대성당'에 'A small, Good Thing'이라는 소설이 있는데 번역을 맡은 김연수 작가는 '별 것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이라고 번역했다.

  권석 작가는 이 번역이 너무 탁월하다며, 바로 이런 사소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는 선한 기획의도가 방송이든 소설이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의 비결 같다고 이야기했다.

신인 작가의 글쓰기 노하우

  질의응답 시간에는 글쓰기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첫 문장은 어차피 퇴고하면서 고치면 되니까 크게 고민하지 않고 일단 쭉쭉 진도를 빼면서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장편이 너무 길어서 언제 다 쓰나 싶은 생각이 들면, 단편 열편을 쓴다는 생각으로 쪼개서 쓴다.

  소재는 익숙한 이야기에서 시작하고, 캐릭터는 주위 사람들을 관찰하며 만든다. 별별 사람들이 다 있는 방송국은 캐릭터 발견하기 좋은 장소다. 책 '스피드'에 등장하는 태호, 지선, 박욱 등 캐릭터 이름도 방송국 선후배들 이름에서 가져왔다.

  쓰다가 막히면 읽기도 병행하고 루틴을 만들어서 글쓰기를 습관화 한다. 쓰기로 마음먹고 나면 고3 수험생이 된 것처럼 마음이 불편하다. 사람을 만나도, 놀아도, 뭘 해도 '글 써야 하는데'라는 마음의 짐이 따라다닌다. 그래서 루틴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소설 스피드를 쓰면서 권석 작가는 아침 출근 전에 글을 썼다고 한다. 그러면 오늘 글쓰기 숙제는 했으니 불편한 마음의 짐 없이 하루를 살 수 있다. 아침에 글 쓰고, 출근해서 일하고, 저녁에는 읽고, 체력관리를 위해 운동하는 루틴으로 생활했다고 한다.

 

[작가들의 글쓰기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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