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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상 속 아이들

  코로나 이후 아이들이 더욱 디지털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학교에 가는 대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친구들도 온라인 게임 속에서 만나 노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아이들의 하루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디지털기기 사용이 많아진 것은 어른들도 마찬가지지만, 아이들에게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너무 이른 나이부터 디지털기기에 장시간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 최초 사용 시기 조사에 따르면 만 1세가 45.1%에 이른다고 한다.

글, 오디오, 영상에 다르게 반응하는 뇌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디지털이 더욱 중요해질 테니 어렸을 때부터 디지털 기술에 익숙해지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책을 읽지 않아도 인터넷에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얻는 것은 정보만이 아니다. 스스로 책을 고르고, 읽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인내심, 문해력, 창의력 등이 자란다.

  실험에 따르면 글, 오디오, 영상으로 같은 내용을 접해도 뇌가 활성화 되는 정도가 다르다고 한다. 정보를 처리하고 고차원적인 추론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오디오북과 동영상을 이용할 때는 이 부분이 잘 활성화되지 않았다. 영상과 이미지로 쉽게 정보를 습득하는데 익숙해지면 긴 글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문해력은 키워지지 않는다. 문해력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는 ebs <당신의 문해력> 1부부터 4부까지에서 충분히 보여주었다.

뉴욕-공공도서관-건물
ebs 당신의 문해력 5부

함께 읽기 프로젝트

  하루의 시작과 대부분을 온라인 게임,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4명의 중학생 친구들이 선생님과 함께 책 읽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평소에 책은 거의 읽지 않고, 책을 읽으려고 펼치면 얼마가지 않아 집중력이 흐려져 스마트폰을 꺼내는 친구들이었다. 프로젝트는 서점에서 직접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것으로 시작했다. 부모님, 선생님이 추천하는 권장도서가 아니라 자유롭게 읽고 싶은 책을 골랐다. 즐겨하던 게임의 원작 소설도 고르고, 재미있게 봤던 영화의 원작 소설도 골랐다.

  한 학기 동안 다섯 권의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들이 눈에 띄게 변했다. 책만 펼치면 스마트폰에 손이 가고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던 아이들이 창밖으로 해가지는 것도 모를 정도로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 게임보다 재미있는 건 없는 줄 알았는데 친구들과 같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독서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책의 재미를 알고 나니 누가 시키지 않아도 휴대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책을 읽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게임이나 영상에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다그치기보다, 책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돕는 것이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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