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당신의 문해력 1부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서는 880명의 직장인, 2,400여 명의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해력을 파악하고 문해력 향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문해력'이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글자를 읽거나 쓸 수 있는 문맹률은 낮다. 하지만 글자를 읽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문해력 실태
방송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수업 모습을 관찰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풍경에 놀라고 걱정스러웠다.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가제가 데칼코마니였다는 선생님의 말에 아이들이 갸우뚱했다.
'가제?' 가제가 무엇인지 아냐는 질문에 '랍스터요!'라는 대답이 나왔다. '가제(임시로 붙인 제목)'의 뜻을 모르는 것뿐만 아니라, '가제'와 (바닷)'가재'의 맞춤법이 다르다는 사실도 모르는 아이들이 많았다.
선생님들은 인터뷰에서 요즘 학생들이 단어를 몰라 학습에 어려움을 느끼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걱정했다. 사회, 역사, 과학과 같이 낯선 단어가 많이 나오는 교과서는 혼자서 못 읽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영어 수업 시간에 영어 단어를 해석한 한글 뜻을 몰라서 한국어를 해석해줘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있다고 한다.
낮은 문해력은 성인들에게도 문제다. 직장에서 보고서, 기획안, 메일 등을 읽고 작성해야 하는 일이 많은데, 이 모든 일의 기본에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문해력이 필요하다.
긴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
긴 글을 읽기 싫어하는, 그래서 결국 읽을 수 없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압주의', 'TLDR'은 이런 현상을 표현해주는 신조어이다.
스압주의는 '스크롤 압박 주의'라는 뜻으로 글이 매우 길어서 스크롤을 계속 내려야 하니 주의를 하라는 뜻이다. 그래서 긴 글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스압주의를 보는 순간 읽기를 포기한다. TLDR는 'too long didn't read (너무 길어서 읽지 않았다)'를 뜻하는 인터넷 속어다.
요즘 학생들은 중요한 공지사항을 줄글로 보여주면 잘 읽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내용을 요약해서 카드 뉴스, 포스터 형식으로 공지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지식을 요약하고 이미지화할 수는 없다. 긴 시험문제를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에 나오면 계약서, 공문, 약 복용 설명서 등 중요한 긴 글을 반드시 스스로 읽고 이해해야 일들이 많다.
영상시대가 와서 읽기 능력이 퇴화된 것인지, 읽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영상시대를 불러온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말하기와 달리 읽기 능력은 후천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읽기 능력은 근육과 비슷해서 사용하면 활성화되고,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된다. 숙련된 독서가는 정보를 조합하고 추론, 연상 작용하는 전전두엽이 잘 활성화된다. 그래서 글의 세부내용까지 잘 기억한다.
하지만 읽지 않는 사람의 전전두엽은 활성화 되지 않아서 같은 글을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글자만 읽는 수준이 되어버린다.
문해력 향상 프로젝트
다행스러운 점은 근육처럼 문해력도 후천적인 노력으로 언제든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어렸을 때 문해력을 키우지 못했다고 해서 낙담하거나 포기할 필요가 없다.
ebs 당신의 문해력에서는 1부에서 파악한 문해력 실태를 바탕으로 문해력을 향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유아들을 위한 문해력 향상 프로젝트로 3개월간 부모와 아이가 소리 내 책 읽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책 읽기 프로젝트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 과정과 결과는 다음 화에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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