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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아날로그 라이프 핸드메이드> 1부에서는 유해진 배우가 핸드메이드 가구와 안경을 만들기 위해 '고범석 가구 공방'과 '김종필 안경 디자이너의 공방'을 찾았다. tvN 예능 <스페인하숙>에서 필요한 가구를 뚝딱뚝딱 만들어서 스웨덴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를 패러디한 브랜드 '이케요'도 론칭하며 금손을 인증했던 그가 공방에서 제대로 배워보기로 한 것이다. 가구와 안경을 만들며 기다림과 힘 빼기라는 인생의 진리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고범석 가구 디자이너와 짜맞춤 가구

  하얀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유해진 배우는 고범석 가구 디자이너의 목공방을 찾았다. 공방에서 만난 나뭇결을 살린 TV, 곡선이 아름다운 나무 의자 등 가구가 하나의 예술 작품 같았다. 유해진 배우는 목재에 홈과 촉을 만들어서 끼워 맞추는 '짜맞춤' 방식으로 침대 옆에 둘 수 있는 협탁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짜맞춤 가구는 오래 사용해도 변형이 적다고 한다.

  손맛은 낚시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홈과 촉이 손깍지를 끼듯 딱 맞아 들어갈 때 핸드메이드 가구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협탁의 수평, 수직을 맞추고 풀을 바른 뒤 마르기를 기다렸다. 더 튼튼한 가구를 만들기 위해 기다림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빨리빨리가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차근차근 나무를 다듬고 단단해지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기다림의 미학을 알려준다.

나무의자가-있는-카페풍경
아날로그 라이프 핸드메이드

안경 디자이너 김종필의 수제 안경

  짜맞춤 가구 협탁 만들기에 성공한 유해진 배우가 이번에는 결이 살아있는 '수제 안경' 만들기에 도전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안경 디자인을 하고 있는 김종필 안경 디자이너를 만나기 위해 서울 망원동으로 향했다. 김종필 디자이너는 직접 만든 위트 있는 안경을 쓰고 유해진 배우를 반갑게 맞았다.

  유해진 배우의 표현에 따르면 편육 스타일인 안경테 재료를 고르고. 디자인 도안을 그린 후 실톱으로 안경테를 만들기 시작했다. 너무 힘을 줘서 톱질을 하니 재료가 녹아서 눌어붙고, 톱의 줄도 끊어져버렸다. 유해진 배우는 '힘 빼기'가 중요하다며 진리는 모든 곳에 통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연기도 너무 잘하려고 힘을 주면 긴장되고 경직되어서 점점 더 꼬여버린다는 것이다.

  힘 빼기의 중요성에 공감이 갔다. 운동을 배우러 가면 힘을 주는 것만큼이나 힘을 빼는 것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힘주는 것보다 힘 빼는 게 더 어렵다. 잘하고 싶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힘주고 사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건 아닌가 싶다. 힘을 빼고 톱질을 했을 때 자연스러운 안경테의 결이 만들어지듯, 삶도 너무 애써 힘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살아갈 때 자신만의 아름다운 나이테가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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