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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이스'는 전직 경찰이자 건설현장 작업반장인 서준(변요한)의 아내와 동료들이 보이스피싱에 목숨 같은 돈 30억을 잃으면서 시작된다. 영화는 피해자들이 아무리 침착하게 대응해도 왜 피싱을 당할 수밖에 없는지, 왜 2020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7000억 원이나 되는지 보이스피싱 범죄의 소름 끼치는 실체를 보여준다.

  저런 재능을 왜 범죄에 쓸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 '보이스'가 보여주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치밀하고 체계적이다. 그들은 사람들의 희망과 공포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돈을 빼앗고, 평온했던 일상의 뿌리까지 흔들어 버린다.  

  
전직 경찰이 보이스피싱을 당했을 때

  "남편이 지금 사건에 연루되어 경찰서에 있는데 구속을 막으려면 합의금을 급히 보내주셔야 합니다." 서준(변요한)의 아내는 남편 친구이자 변호사라는 사람의 전화를 받고 첫 집을 마련하기 위해 모아둔 아파트 중도금 7천만 원을 송금한다.

  뒤늦게 서준과 연락이 되고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알고 은행으로 달려가지만 돈은 이미 출금된 후이다. 경찰의 수사에 답답함을 느낀 서준은(변요한)은 아내와 동료들이 잃은 돈 30억 원을 찾고, 아내를 속인 목소리의 주인을 잡기 위해 중국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위장 취업한다.


전화번호는 어떻게 안거야?

  스팸문자나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으면 궁금해진다. 도대체 내 개인정보는 어디까지 개인적일 수 있을까. 알려주지도 않은 정보를 알고 있는 그들의 정체는 도대체 뭔가. 영화 '보이스'가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보이스피싱은 상대방의 희망과 공포를 파고드는 거야." 대본을 기획하는 곽프로(김무열)의 보이스피싱 철학이다. 각종 기업, 학원, 인터넷 사이트, 금융기관 등에서 불법으로 수집한 개인정보로 타깃 맞춤 시나리오를 짜고 타깃의 가장 약하고 간절한 부분을 파고든다.

  최종면접자에게는 합격을, 부모에게는 자식의 안전을, 돈이 급한 사람에게는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사람들을 지옥으로 몰아넣는다. 보이스피싱에 대해 많이 알려진 요즘은 사람들이 당연히 의심하고 돈을 보내기 전에 믿을 만한 곳에 확인을 시도한다. 

  하지만 악은 쓸데없이 부지런하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미 피해자의 휴대폰에 깔아둔 악성프로그램으로 휴대폰으로 검색하는 금감원, 은행 등의 전화번호를 보이스피싱 콜센터로 연결시켜버린다. 타깃이 된 이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변요한, 김무열 주연의 영화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백신 영화라고 소개될 만큼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을 깨운다. 누구라도 당할 수밖에 없는 상상 그 이상의 치밀한 피싱 수법을 영화는 실감 나게 묘사한다. 그래서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보여준다. (보여주기에서 멈추고 진짜로 말하지는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뻔뻔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분노는 전직 경찰 출신 서준(변요한)의 절박함을 담은 현실적인 액션이 해결해준다.        
            

  • 감독 : 김선, 김곡
  • 출연 : 변요한(서준), 김무열(곽프로), 김희원(이규호), 박명훈(천본부장), 이주영(깡칠) 

 

[부지런한 '악'의 이야기]

 

[변요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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