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제목부터 힘이 나는 이 책은 공지영 작가가 딸 위녕이 고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 매주 화요일마다 써 주었던 편지모음이다. 편지 내용을 말로 전했다면 또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며 귀에 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은 말과 다른 힘이 있다. 한 글자 한 글자 눈으로 읽는 동안 감정이 차분히 달래지고 엄마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마음에 꾹꾹 담긴다.
아무 조건 없는 엄마의 응원 한마디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볼 것 같은 책이다.
엄마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공지영 작가는 딸 위녕에게 우정, 사랑, 진로,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딸과 비슷한 나이였을 때 경험, 그 후로 딸보다 먼저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끼고, 생각하고, 배웠던 것들을 담담하게 전한다.
엄마 마음에 울림을 줬던 책 구절, 사람들 이야기도 인용한다. 앞으로 딸이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 상처, 기쁨을 마주할 때마다 필요할 지혜를 미리 나누고 조용한 응원을 보낸다. 혹시 엄마 이야기를 잔소리나 비난의 말로 들을까 당부의 말도 잊지 않는다.
너와 너의 행위,
엄마와 엄마의 행위를
분리해야 한다는 거야...
엄마가 나무라는 것은
'너의 게으름'이지
'게으른 너'가 아니라는 거야.
우리가 비난에 상처 입는 것은 대개는
이 둘을 잘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타인의 비난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마라'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말을 들려준다. "우리 모두는 늘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배심원석에 앉혀 놓고, 피고석에 앉아 우리의 행위를 변명하고자 하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
나를 해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 뿐이다. 다른 이들의 말에 상처받지 말고, 그 모든 말에 변명하려고 주저하며 살 필요는 없다. 자유롭게 주체적으로 살라고 말한다. 늘 깨어있고 물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라고.
딸이 엄마에게 보내는 답장
엄마의 이런 편지들을 받은 딸 위녕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에필로그에 위녕의 답장이 실려 있었다. 위녕은 이렇게 답한다.
"수없이 상처 입고 방황하고 실패한 저를 당신이 언제나 응원할 것을 알고 있어서 저는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
성공할 때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때는 물론이고 나의 모든 순간을 언제나 부모님이 응원하고 있다는 믿음은 부모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그런 선물을 마음에 항상 담고 있는 자식은 위녕처럼 무엇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작가는 책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마지막 편지에서 딸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다. 위녕 대신 누구의 이름을 넣어서 전해주어도 힘이 날 것 같은 든든한 내 편의 마음이 전해진다.
"위녕, 언젠가 어두운 모퉁이를 돌며,
앞날이 캄캄하다고 느낄 때,
세상의 모든 문들이 네 앞에서만 셔터를 내리고 있다고 느껴질 때,
모두 지정된 좌석표를 들고 있는데
너 혼자 임시 대기자 줄에 서 있다고 느껴질 때,
언뜻 네가 보았던 모든 희망과 믿음이
실은 환영이 아니었나 의심될 때,
너의 어린 시절의 운동회 날을 생각해.
그때 목이 터져라
너를 부르고 있었던 엄마의 목소리를.
네 귀에 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야...
네가 달리고 있을 때에도
설사, 네가 멈추어 울고 서 있을 때에도
나는 너를 응원할 거야."
[엄마는 너를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