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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다큐프라임 <포스트 코로나> 2부 '가장 평범한 사람들'에서는 코로나를 온몸으로 느낀 사람들의 사연에 집중했다. 바로 코로나 확진자들과 확진자를 가장 가까이에서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그들이 겪은 코로나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후 코로나 검사를 거부한 집회 참가자와 코로나 병상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의 인터뷰가 첫 번째로 소개되었다. 서로 다른 상황에서 코로나를 대하는 두 사람의 인터뷰가 교차로 편집되어서 시청자로 하여금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특히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보호구가 부족해 정작 자신의 안전은 보장받지 못하고 맨몸으로 감염을 막는 방패막이가 된 것 같다는 간호사의 인터뷰가 안타까웠다. 밥 먹을 때도 한 입 먹고 마스크를 쓰고 씹을 정도로 조심하며 생활하는데,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코로나는 세상 사람을 감염자와 비감염자로 나누었다. 확진의 무게는 상상 이상으로 무거웠다. 격리되어 치료를 받는 과정도 낯설고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확진자들을 힘들게 한 것은 사람들이었다. 확진전화를 받는 순간부터 악몽이 시작된 것 같았다고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공개된 동선을 바탕으로 확진자의 신상을 알아내려고 했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너 때문에'라는 원망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위험에 노출시킨 사람들은 반성하고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확진자 모두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심각한 팬데믹 상황에서는 누구나 언제든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확진이 곧 유죄판결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팬데믹은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에 미움의 싹을 틔웠다. 바이러스를 경계하던 마음이 팬데믹 기간이 길어질수록 타인에 대한 경계와 미움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 인터뷰를 보면서 '역지사지'라는 단어가 계속 생각났다. 코로나라는 하나의 바이러스가 사람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마음앓이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오늘 나의 평범한 하루가 지켜지고 있다면 그건 나의 노력에 다른 많은 이들의 노력도 더해진 것이다. 우리는 서로 보이지 않는 도움과 보호를 주고받고 있는 것이다. 물리적 거리두기는 지키면서 마음의 거리는 더 가까워져야 할 때가 아닐까.

(프리젠터 및 내레이션 : 유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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