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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 리얼 캠으로 본 2020 (623회)

category 다큐 2020. 12. 28. 23:53

  다사다난(多事多難). 해마다 연말이면 많이 쓰는 표현인데 올해는 유독 그 말이 더 무겁다. 2020년은 '다사다난'이라는 뜻 그대로 여러 가지 일도 많고 어려움도 탈도 많은 한 해였다. 2020년 마지막 <sbs 스페셜>에서는 시민들의 휴대폰, CCTV, 블랙박스, 현장 카메라 등 리얼 캠에 담긴 영상을 통해 다사다난했던 2020년을 돌아보았다.

물과 불 자연재해의 공포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자연재해도 만만치 않게 국민들을 힘들게 했다. 54일간의 물 폭탄이 한반도를 강타했다. 지하철 승강장이 폭우에 잠겨서 당황한 시민의 목소리, 갑자기 불어난 하천에 차가 휩쓸려갈까 공포에 떠는 시민의 목소리가 제보영상에 담겼다. 불도 문제였다. 5월 고성 산불이 강한 바람 때문에 손쓸 수 없이 번지자 전국 소방차들이 고성으로 달려갔다. 어둠속에서 빛을 내며 전국에서 고속도로로 줄지어 달려오는 소방차들의 CCTV 영상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고성은 해마다 건조한 날씨와 바람 때문에 산불로 인명, 재산 피해가 났던 지역이었다. 올해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지휘권이 명확해진 제도개선 덕분에 12시간 만에 인명피해 없이 진화되었다.

아동 학대 사건이 많았던 2020

  2020년에는 아동학대 사건이 뉴스에 많이 보도되었다. 코로나 때문에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가족 내 불화사건이 많아진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동학대는 그 동안 지속되어왔는데 올해 수면으로 떠오른 사건이 많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발견된 아이들이 수년간 지속적으로 고통을 당해왔기 때문이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세상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학대당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아동학대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신고가 들어가도 양육자의 거짓말로 유야무야되는 경우도 많다. 아기시신이 냉장고에서 2년 만에 발견되고, 창녕 아동학대 아이는 2~3년간 고문에 가까운 학대를 당하다가 목숨을 건 탈출을 한 후 시민들의 도움으로 구조되었다.

음주운전, 과실인가 고의인가

  시민들을 분노하게 한 음주운전 사고도 많았다. 대낮에 음주운전으로 인도로 돌진해 햄버거 가게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6살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 인사불성 만취 상태로 시속 190km로 달려서 앞에 가던 차를 박고도 계속 달려가, 앞차에 타고 있던 부부 중 부인은 사망하고 남편은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고도 있었다. 음주운전은 고의 살인과도 같다는 시민들의 법 감정과 달리 여전히 음주운전을 과실로 처벌하는 법과 현실의 괴리에 피해자 가족들과 시민들은 울음 섞인 물음을 던졌다.

  2020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공포와 고통으로 힘들게 했던 코로나19.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1, 2차 대유행을 극복하고 한숨 돌리는 사이 3차 대유행이 발생했다. 병상은 부족하고 의료진은 지쳐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계와 일상을 위협받는 시민들도 점점 버티기 힘들어하고 있다. 치료제도 백신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개인방역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아동학대를 당하다 집에서 탈출한 아이를 경찰이 올 때까지 돌보아 주었던 편의점 주인이 주변의 칭찬에 별로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라며 남긴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별거 아닌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구나."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작은 관심과 행동이 한 아이의 목숨과 인생을 구했다. 마스크를 잘 쓰고, 모임은 되도록 갖지 않고, 서로서로 불편함을 견뎌주는 것. 별거 아닌 것 같은 작은 노력이 나와 다른 사람의 목숨이라는 큰 가치를 지킬 수 있다. 2021년에는 리얼 캠 속에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이 가득 담기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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