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침묵>은 약혼녀가 살해되고 딸이 용의자가 되자 딸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한 남자이자 아버지인 임태산(최민식)의 이야기이다.
영화 침묵 줄거리
결혼을 앞 둔 유명 가수 유나(이하늬)는 약혼자인 임태산(최민식) 회장의 딸 임미라(이수경)를 만난 뒤 살해된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된 임미라(이수경)에게 임태산(최민식) 회장은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지만 딸은 만취상태라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딸 미라(이수경)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들을 알아내 무죄로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영화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사실' 임태산(최민식) 회장이 딸(이수경)에게 다정하고 헌신적인 아버지는 아니다. 돈이 진심이고, 돈이 길이라고 믿는 그는 딸에게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는 영상조차 언론에 흘리라고 지시한다. 그것이 이슈가 되어서 자신이 투자한 회사의 주가가 오르고 결국 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실'로는 어떤 아버지인지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의문이 든다. 정지우 감독의 인터뷰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진실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이는 것을 사실이라고 믿지만
그것이 사실일 수는 있어도 진실은 아닐 수 있다.
<침묵>을 통해 사실과 진실이라는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 정지우 감독
영화 <침묵>은 사실과 진실을 우리는 얼마나 잘 구분할 수 있는지, 누군가의 진심을 얼마나 제대로 알 수 있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나이 많고 돈 많은 회장과 젊고 유명한 가수, 아버지와 딸, 아버지의 약혼녀와 딸, 회장과 비서, 검사와 변호사 그리고 증인 등 겉으로 보이는 이 관계들 속에서 선입견을 지우고 진심과 진실을 알아채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영화가 진행 될수록 누가 거짓말을 하고 누가 진실을 말하는 것일까 계속 의심하게 된다.
영화 속 인물들은 서로의 죄와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끊임없이 말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진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침묵' 속에 숨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물들이 침묵하는 순간에 무거운 진실과 진심이 담겨있었다.
딸 미라(이수경)의 침묵, 약혼녀 유나(이하늬)의 침묵, 변호사 최희정(박신혜)의 침묵 속에는 말할 수 없는 진실이 있었다. 특히 임태산(최민식) 회장과 비서(조한철)가 길거리에서 국수를 먹는 장면은 아무런 대사도 없지만 서로의 진심이 전해졌다.
우리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을까, 이게 잘하는 일일까, 슬픔과 후회가 밀려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너왔다는 복잡한 마음이 느껴진다. 때로는 침묵 속에서 더 많은 진심과 진실이 들리는 것은 아닐까하고 영화 <침묵>은 생각하게 만든다.
감독 : 정지우 (4등, 은교, 해피 엔드)
출연 : 최민식(임태산), 박신혜(최희정), 류준열(김동명), 이하늬(유나), 이수경(임미라), 박해준(동성식), 조한철(정승길)
<배우들의 다른 작품>
영화 4등 (4th Place, 2015) (박해준, 정지우 감독)
영화 특별시민 (The Mayor, 2016) 유권자가 언제까지 정치쇼 판정단이 되어야 하는 걸까 (최민식, 이수경)
단편영화 시시콜콜한 이야기 (Trivial Matters, 2017) | 썸 타는 귀여운 두 남녀의 시시콜콜한 이야기 (이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