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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 702

만나고 소통하는 도시가 되려면

(시민이라면 알아야 할 서울의 비밀)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 구조에 영향을 받는다. 유현준 교수가 살펴보니 뉴욕은 10분 이내의 거리에 센트럴파크, 브라이언 파크 등 공원들이 붙어있었다. 반면 서울은 공원에서 다른 공원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거의 한 시간 이상씩 걸렸다. 그래서 카페가 공원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었. 서울에 녹지공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산이고 평지가 많지 않다. 그래서 접근성이 좋지 않고 평지에서 함께하는 활동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서울에도 한강시민공원, 여의도공원, 서울숲공원 등 많은 공원들이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주말에 나들이 계획을 세우고 마음먹고 들르지 않는 이상 쉽게 발길이 닿지가 않는다. 뉴욕을 여행할 때 좋았던 점 중 하나가 길을 걸으면서 힘들면 언제든지 부담 없이 쉴 수 있는 공원들이 도시 곳곳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서울에서도 공원을 자주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서울은 '지나가다가' 공원에 잠시 들렀다갈 수 있는 도시구조가 아니었다. 공원은 대부분 한적한 곳에 따로 떨어져있어서 일상에서 공원 근처로 걸어 다닐 일이 없었다. 도시 설계에서 공간의 존재도 중요하지만 다른 공간과의 유기적인 연결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서울을 보면 거리를 깔끔하게 하고 경제적인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거리에 늘어서 있던 가게들이 큰 몰이나 높은 상가 안으로 들어갔다. 거리의 이벤트 역할을 하던 가게들이 없다보니 사람들은 거리를 걸을 일이 없어졌고 다들 차로 이동하게 되었다. 유현준 교수는 상업시설은 살아있는 유기체인 도시에 호르몬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상업시설이 분산되지 않아 사람들이 몰에서 몰로 차로 이동하는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도시 교통량이 증가하고 주차 공간 부족 현상도 발생한다. 그리고 도시에 걷고 싶은 거리가 점점 사라져 가게 된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걷고 싶은 거리가 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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