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김애란 | 다른 시간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애란 작가 소설집 '바깥은 여름'을 읽으며 삶의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상실을 새삼 실감한다. 스릴러 소설도 아닌데 '입동', '노찬성과 에반', '건너편', '침묵의 미래', '풍경의 쓸모', '가리는 손',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를 차례로 읽으며 축축한 무서움이 느껴진다. 하늘빛의 산뜻한 책 표지와는 다르게 알맹이는 어둡고 암울한 회색이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 유일한 친구였던 강아지의 죽음과 맞닥뜨린 아이. 노인이 폭행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아이가 손으로 황급히 가린 것이 비명이 아니라 웃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엄마, 8년 연애의 끝을 마주한 연인, 다른 생명을 구하려다 죽은 남편을 떠올리는 아내. 소설 속 인물들은 일상에서 무언가를 또는 누군가를 상실한다. 이런 상실이 소설 속 이야기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