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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 (Trolls, 2016) 그리고 <긍정의 오류>

category 영화 2017. 8. 3. 07:51

  영화 <트롤>은 행복이 넘치는 트롤 왕국의 공주 파피(안나 켄드릭)가 우울한 버겐에게 납치된 친구들을 구하러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늘 우울하게 사는 버겐들은 행복한 트롤을 잡아먹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파피(안나 케드릭)는 납치된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다른 트롤들과 달리 걱정 가득한 비관주의자인 브랜치(저스틴 팀버레이크)와 함께 버겐타운으로 향한다. 

영화 트롤 속 긍정의 오류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아지는 알록달록 빛깔의 트롤들은 노래하고 춤추고 허그타임에는 서로를 안아주며 무한 긍정의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그런데 트롤 중에서 브랜치만은 무채색으로 걱정을 가득안고 살고 있다. 극과 극인 파피와 브랜치를 보면서 책 <긍정의 오류>에서 읽었던 '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가 떠올랐다.

  <긍정의 오류>는 낙관주의를 고찰함과 동시에 인간의 행동에 균형과 지혜를 찾아줄 균형추로서 비관주의의 역할을 모색하는 책이다. 브랜치는 비관주의자다. 파피는 낙관주의자다. 책 <긍정의 오류>에서는 낙관주의자도 '양심적인 낙관주의자'와 '비양심적인 낙관주의자' 두 종류로 나눈다. 

  • 양심적인 낙관주의자 : 어떤 문제의 범위를 살피고 문제해결을 위해 기존의 지식창고를 뒤지고 권위자들에게 자문을 구하는 사람. 실패비용을 계산하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 하는 사람. 양심적인 낙관주의자를 이끄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사람은 누구나 자유롭게 행동하고 둘째, 그 행동의 결과에 책임을 져야한다.
  • 비양심적인 낙관주의자 : 실패의 비용을 계산하지도 않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하지도 않는다. 실패의 비용을 다른 사람에게로 떠넘기려는 것이 비양심적인 낙관주의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다. 최상의 시나리오 오류를 보이는 도박꾼의 심리상태와 비슷하다.

비양심적 낙관주의자

  영화 <트롤> 속에서 파피는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고 늘 긍정적인 기운을 뿜어내서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은 친구다. 하지만 '비양심적인 낙관주의자'에 가깝다. 파피가 비양심적인 낙관주의자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두 장면이 있다.

1. 버겐타운으로 떠나기 전에 트롤가족들을 모두 브랜치의 벙커에 맡기는 장면

  브랜치는 버겐이 공격해 올 때 숨어서 10년은 버틸 수 있는 안전한 벙커를 만들어 놓았다. 버겐타운으로 떠나기 전 파피는 브랜치의 허락도 없이 마을 사람들을 모두 브랜치의 벙커로 데리고 온다.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책임감은 기특하나 책임자로서 미리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지 않고 위급한 순간에 무책임의 비용을 브랜치에게 부담시키는 모습에서 비양심적인 낙관주의자의 치명적인 약점을 보여준다.

2. 구조계획은 없고 친구들을 구하겠다는 바람만을 노래하는 장면

  친구들이 나쁜 버겐 요리사에게 잡혀가자 파피는 버겐타운으로 친구들을 구하러 길을 떠난다. 하지만 버겐타운에 어떻게 갈지, 도착해서는 어떻게 친구들을 구할지 계획은 없다. 그저 혼자 갈 수 있어, 포기하지 않고 해낼 거야라고 긍정의 노래를 부를 뿐이다.

  그러다 거미줄에 몸이 묶이는 상황에 처한다. 때마침 나타난 브랜치가 아니었다면 버겐타운에 도착하기도 전에 거미에게 먹혀 죽을 뻔 한다. 그런 파피에게 브랜치는 너는 친구들을 구할 '계획'이 아니라 '바람'만 있을 뿐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비양심적인 낙관주의자 파피와 비관주의자 브랜치는 우여곡절 끝에 함께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그리고 혼자서는 해내지 못했을 친구들 구조에 성공한다. 비양심적인 낙관주의자의 무한 긍정 성공에너지와 비관주의자의 실패 대비 에너지가 시너지를 이룬 결과이다.

양심적인 낙관주의자

  파피와 브랜치의 협력에서 '양심적인 낙관주의자'의 모습이 나타난다. 실패를 대비한 계획을 세우고 긍정의 힘으로 실행에 옮기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감수하는 양심적인 낙관주의자의 힘 덕분에 파피와 브랜치는 포기하지 않고 난관을 극복하고 트롤에게서 친구들을 구출한다.

  낙관주의와 비관주의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으면 '양심적인 낙관주의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혼자서 그 균형을 이루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사람들이 함께 사는 건지도 모른다.

  너무 대책 없는 긍정에 취해있을 때 비관주의자의 현실적인 따끔한 충고가 필요하고, 어두운 지하로 끝없이 걱정 땅굴을 파고 들어갈 때 낙관주의자의 밝은 빛이 지상으로 올라가볼 이유를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 감독: 마이크 미첼, 월트 도른
  • 출연: 안나 켄드릭(파피 목소리), 저스틴 팀버레이크(브랜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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