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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는 외계인 피케이(아미르 칸)가 지구에 왔다가 우주선 리모컨을 도둑맞으면서 시작된다. 집으로 돌아가려면 꼭 필요한 리모컨을 찾을 방법을 물어보는 피케이에게 사람들은 신에게 빌면 신이 찾아주실 거라고 말한다.

신을 찾는 외계인 피케이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지구에서 사람들이 믿는 신은 한 둘이 아니었던 것이다. 어떤 신이 리모컨을 찾아줄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피케이(아미르 칸)는 세상 모든 신을 숭배하기로 한다. 기독교, 불교, 힌두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등 믿는 신에 따라 규정도 다 달랐다.

  온갖 종교 의식을 다 했지만 리모컨을 찾을 수 없던 피케이는 지구인들이 믿는 신과 종교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뭔가 이상했다. 피케이의 사연을 들은 방송국 기자 자구(아누쉬카 샤르마)는 리모컨도 찾고, 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의 문제와 이를 이용하는 사제의 거짓말을 세상에 알리기로한다.

  '종교', '신'은 쉽지 않은 영화 소재이다. 민감한 부분인 만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오해를 사거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은 영화 '세 얼간이'에서 교육문제를 다루면서 보여줬던 탁월한 연출력을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에서도 발휘한다.

  신과 종교에 대한 사람들의 맹목적인 믿음과 부패한 종교계에 의미심장한 풍자와 비판을 던지지만 동시에 재치 있는 유머도 잊지 않는다. 특히 주인공을 종교, 신에 대한 편견이 없는 순수한 외계인으로 설정함으로써 민감한 소재에 한결 가볍게 접근 할 수 있었다. '세 얼간이'의 감독 라지쿠마르 히라니의 연출력과 배우 아미르 칸의 연기력이 다시 한 번 시너지를 발휘한 작품이다.

피케이-별에서-온-얼간이-포스터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

"제 생각에는 신은 두 종류예요.당신들을 만든 신과 당신들이 만든 신."

외계인 피케이가 발견한 두 종류의 신

  지구인들이 신을 믿는 모습을 지켜본 외계인 피케이(아미르 칸)는 두 종류의 신을 발견한다. 인간을 만든 신, 인간이 만든 신. 그리고 묻는다. 둘 중 누구를 믿어야 하냐고. 돈을 더 많이 헌금함에 내는 신자의 소원을 들어주고, 소원을 이루려면 바닥에 굴러라. 험한 산에 올라가라고 하는 신이 인간을 자식으로 생각하는 진짜 신일까?

  그건 가짜 신이 장난치는 것이라고 피케이(아미르 칸)는 생각한다. 진짜 신이 그런 요구를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피케이와 방송국 기자 자구는 가짜 신이 인간의 두려움을 자기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깨닫도록 한다.

  외계인 피케이의 문제제기와 논리는 꽤 설득력이 있다. 종교에서 당연시 해오던 일들에 의문을 제기하고 신을 사칭해 사리사욕을 챙기는 가짜 신의 대리인들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물음표를 던진다.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는 신의 존재, 종교를 부정하는 영화가 아니다. 진짜 신, 진짜 종교의 의미를 한 번 생각해보자고 권유하는 영화이다. 그래야 가짜 신, 가짜 종교를 분별하는 눈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  

  • 감독: 라지쿠마르 히라니
  • 출연: 아미르 칸(피케이), 산제이 더트(바이런 싱), 아누쉬카 샤르마(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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