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주지홍
출연: 차태현(진이형), 김유정(스컬리), 서현진(이현경), 배성우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는 유재하의 음악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덕분에 영화와 같은 제목인 유재하의 노래 ‘사랑하기 때문에’를 영화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가수 유재하는 꽃다운 나이에 죽었어. 그런데 나는 유재하가 죽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어주고 있다고 생각해"라는 현경(서현진)의 대사는 왜 이 영화에 유재하의 음악이 있어야 하는지 말해준다. 유재하의 음악이 사람들의 사랑을 이어주듯,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는 사람들의 서툰 사랑을 이어주고자 한다. 유재하의 노래 가사 속에 담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메시지들이 영화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사랑하는 여자 현경(서현진)에게 고백하러 가던 주인공 이형(차태현)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사고 후 이형(차태현)의 영혼은 다른 사람들의 몸에서 깨어난다. 스컬리(김유정)의 도움으로 사람들의 서툰 사랑을 대신 이어주기 시작하는 이형(차태현)의 이야기를 영화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다. 사랑하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 위로 유재하의 노랫말 ‘나 오직 그대만을 사랑하기 때문에’가 흘러간다. <사랑하기 때문에>는 새로운 이야기, 긴장감 있는 반전, 화려한 영상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심심한 영화이다. 대신 유재하의 음악처럼 담백하고 조용히 마음에 울림을 준다. 그래서 특별함에 대한 기대만 내려놓는다면 가족들과 함께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아쉬웠던 점은 극중 현경(서현진)이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목소리가 다른 사람 버전으로 나왔던 것이다. 배우의 컨디션과 영화 분위기를 고려해서 더 영화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넣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히려 관객의 몰입을 떨어뜨리는 선택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함보다는 서툴더라도 익숙한 목소리가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의 분위기에는 더 잘 어울렸을 것 같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도 서툴더라도 진솔하게 표현해보라는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