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3회는 한수와 은희의 마지막 이야기를 보여준다. 한수 딸의 꿈과 가장의 무게, 은희의 첫사랑 추억, 제주도 동창들의 오지랖이 교차한다.
3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은희가 말하는 친구였다. 한수와 은희 에피소드는 중년에 다시 만난 첫사랑 이야기로 시작해서 친구란 무엇인가 물으며 끝난다. 친구라는 건 뭘까? 은희가 인권, 호식에게 하는 대사를 듣고 나는 어떤 친구인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들의 블루스 3회 명대사
(은희)
친구?
너희들이 가이한테 친구라?
웃기고 자빠졌네.
돈 있는 나도 챙기고
돈 없는 한수도 친구면 챙겨야 지게!
너도 나도
가이한테 친구도 아니여.
가이는 우리한테 친구라고 와신디
우린 지금도 이렇게
뒷담화를 씹어 조지잖아!
우리들의 블루스 3회 줄거리
한수(차승원)는 무슨 생각인지 은희(이정은)에게 아내와 별거 중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30년 전 수학여행을 갔던 목포로 여행 가자고 한다. 잠시 고민하던 은희는 설레는 마음으로 따라나선다. 골목마다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한수와 은희는 옛 추억에 뭉클해진다.
두 사람이 목포로 간 동안 제주에서 친구들은 난리가 난다. 한수가 동창들한테 돈을 빌리고 다닌다는 소문을 듣고 은희가 걱정돼서 인권과 호식은 계속 전화를 한다. 밤이 되고 호텔에 간 한수와 은희는 서로 다른 전화를 받고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두 사람의 추억 여행은 어떻게 끝이 날까.
우리들의 블루스 3회 후기
- 친구라는 건 뭘까?
우리들의 블루스 3회는 한수와 은희, 인권과 호식을 통해 친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인권과 호식은 거짓말한 한수가 괘씸하다. 은희가 속아서 돈을 빌려 줄까 봐 걱정이다.
은희를 위한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동창들한테 연락을 돌려 한수 돈 문제, 집안문제를 뒷조사한다. 그것도 모자라 동네 사람들이 가득한 술집에서 스피커폰으로 한수와 은희의 사생활을 떠들어댄다. 자신들이 뭘 놓치고 있는지도 모르고.
모든 이야기를 들은 은희가 인권과 호식이 뭘 잘못했는지 짚어주는 장면이 좋았다. '네가 걱정 돼서', '이게 다 너를 위해서'라는 말에서 시작하는 상처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인권과 호식이 친구를 위해 한 일이지만 결국 은희도 한수도 배려하지 못했다. 그래서 거짓말 때문에 상처받은 와중에도 친구 입장을 생각하는 은희가 더 멋져 보였다.
- 은희는 왜 한수를 용서했을까?
한수의 거짓말을 알고 은희는 크게 실망하고 상처받는다. 그런데도 인권과 호식에게서 한수를 감싸주고, 다음 날 돈을 보낸다. 은희는 왜 한수를 용서했을까?
고등학교 시절 은희가 한수에게 반해서 기절했던 체육관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는 은희가 거짓말을 했었다. 전교생에게 거짓말쟁이로 망신당할 위기에서 한수가 은희를 멋지게 감싸줬다.
본인이 곤란할 수도 있는데 은희 거짓말을 지켜줬다. 그때 은희에게 한수는 기절할 만큼 멋있었고 고마웠다. 첫사랑 한수는 그런 멋진 배려를 할 줄 아는 소년이었다.
은희는 생각하지 않았을까. 30년 전 자신이 그랬듯 한수도 사정이 있었을 거라고. 살다보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하게 되는 실수들이 있다. 가난 때문에 알아서 꿈을 접은 한수는 딸은 자기처럼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 마음이 앞서서 해서는 안 될 거짓말을 했다.
이번에는 은희가 한수의 거짓말을 용서했다. 소년 한수에게 받은 배려를 중년 한수에게 돌려줬다. 30년 전 한수처럼 멋지게.
우리들의 블루스 3회 한수와 은희 이야기가 끝나고 노래 '걱정말아요 그대'가 떠올랐다. 첫사랑도 재회도 지나갔다. 후회도 남지만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다. 돌아보며 아쉬워하기보다는 한수도 은희도 새로운 꿈을 꾸다 다시 제주 바닷가에서 만나 기분 좋게 소주 한 잔 할 수 있길 바라본다.
걱정말아요 그대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 극본 : 노희경
- 연출 : 김규태, 김양희, 이정묵
- 출연 : 차승원(최한수), 이정은(정은희), 박지환(정인권), 최영준(방호식), 이병헌(이동석), 신민아(민선아), 한지민(이영옥), 김우빈(박정준), 김혜자(강옥동), 고두심(현춘희), 엄정화(고미란), 배현성(정현), 노윤서(방영주), 기소유(손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