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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e | 그냥 걸었어 | 걷는 사람 하정우

category 영상 2019. 1. 17. 11:52

  보통 하루 3만 보, 최대 하루 10만 보를 걷는다는 '걷는 사람 하정우'. 지금은 천만 배우, 1억 배우로 불리는 스타지만, 정해진 스케줄도 오를 수 있는 무대도 없던 시절이 그에게도 있었다. 하지만 세상을 원망하고 기회를 탓하는 대신 하루 6시간씩 걸었다고 한다.

  어느 날 백상예술대상에서 상을 받으면 트로피를 들고 국토대장정 길에 오르겠다는 공약을 장난스럽게 했는데, 거짓말처럼 본인이 시상하고 수상까지 해버렸다. 결국 20명의 동료들을 이끌고 서울에서 해남까지 577km20일 동안 걸었다. 하지만 국토대장정에서 돌아온 후 몰려온 감정은 보람, 환희 같은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허무함이었다. 길 끝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게 허탈함에 집에 갇혀있다 밖으로 나왔을 때 오랜만에 그를 본 사람들의 반응이 의외였다.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건강해 보이고 좋아 보인다는 것이다. 길 끝에는 거창한 것이 없었지만, 본인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를 빛나게 채워준 에너지는 길 위에 있었다. 의식조차 못했던 길 위에서 동료들과 웃고 떠들었던 순간들, 흘린 땀, 견딘 고통, 풍경, 사람들이 그를 건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줬다.

  걷기는 인생과 참 닮았다. 한 발을 내 딛고 다음 발을 내 딛는 별것 아닌, 때로는 지겨울 수 있는 반복된 동작을 계속 하다보면 어느덧 멀리 도달해 있다. 그리고 그 길에서 다양한 사람과 풍경을 만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도 마음에도 근육이 생긴다. 인생도 매일 매일 반복되는 것 같지만, 부지런히 건강하게 보낸 하루하루가 모여서 든든한 인생의 근육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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