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레이션 : 강산에
방송 : 2018년 2월 12일(월) ~ 2월 14일(수) 밤 9시 50분 ~ 10시 45분
1부. 아니 벌써 58년 개띠 (2월 12일/월)
2부. 그것만이 내 세상 70년 개띠 (2월 13일/화)
3부. 개 달리자 82년 개띠 (2월 14일/수)
2018년 무술년(戊戌年) 개띠 해를 맞아 EBS 다큐프라임에서는 58년, 70년, 82년 개띠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1부 <아니 벌써 58년 개띠>에서는 한국전쟁 후 출생인구 90만 명을 돌파한 1차 베이비붐 세대, 58년 개띠들을 찾아간다. 다른 개띠도 많은데 유독 '58년 개띠'는 고유 명사처럼 자주 언급된다. 공교롭게도 대한민국의 성장과 변화마다 58년 개띠들이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중학교 무시험 추첨제, 고교평준화라는 새로운 제도를 경험하며 우리나라 70, 80년대의 일꾼으로 활약했다.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즈음에는 본격적인 아파트 세대가 되었다. 베이비붐 세대인 탓에 경쟁은 치열했지만 그래도 고도성장기 덕분에 그때는 열심히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58년 개띠들은 젊은 시절을 회상했다.
58년 개띠와 단카이 세대
한국에 베이비붐 세대인 58년 개띠가 있다면 일본에는 '단카이 세대'가 있다. 단카이는 덩어리라는 뜻으로 대량 생산형 조직사회에 순응해 같은 세대끼리 잘 뭉치는 특징을 빗대어 단카이 세대라고 부른다. 1976년 사카이야 다이치가 소설 <단카이의 세대>에서 사용했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 역시 개인의 성장과 사회의 고도 성장기가 겹쳤다. 덕분에 단카이 세대는 청년 시절 고도 성장기의 주인공으로 행운을 누렸지만, 동시에 50대에는 일본의 장기 불황, 버블붕괴 역시 겪어야 했다.
한국사의 변곡점 마다 있었던 58년 개띠의 이야기를 보면서 요나스 요나손의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생각났다. 본의 아니게 세계사의 결정적인 사건들에 휘말렸던 주인공 알란처럼 58년 개띠도 대한민국의 성장과 정체의 중심에서 함께하고 있었다. 사실 58년에 태어난 개띠뿐만 아니라 다른 해에 태어난 다른 띠들도 그 세대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다만 58년 개띠는 첫 번째 베이비붐 세대라는 상징성과 그로 인해 치열한 경쟁을 시작하며 그동안과는 다른 대한민국의 삶의 모습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람이 사회를 만들지만 사회가 사람들의 삶을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만드는 다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