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을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2017년 1월 행정자치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는 4,587명이다. 90세 이상 노인도 매해 4000명 이상 증가하여 2026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다고 한다. 과연 초고령자들은 어떤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 변화를 겪고 있을까? EBS 다큐프라임 <100세 쇼크> 1부에서는 초고령자들은 과연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관찰영상을 보여준다.
신체적 변화
88세 할머니는 혼자 시골의 큰 집을 지키며 살고 계신다. 귀도 잘 안 들리고, 백내장으로 눈도 잘 안 보여서 친구를 만나도 소통이 힘들다. 나이가 들면 관절이나 근육 손실로 인한 불편한 움직임이 사회 활동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장 큰 불편함은 다른 곳에 있었다. 청력 상실! 청력 상실은 관계 단절에 큰 원인이었다. 잘 들리지 않으니 대화를 주고받을 수 없고 사람들 사이에서도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신체적 변화는 생활환경의 변화도 가져온다. 100세의 나이에도 자전거를 타고, 직접 빨래를 하고 밥을 해먹으며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소개된다. 자식들이 함께 살자고 하지만 고향에서 스스로 최적화된 공간을 만들고 독립생활을 한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지저분하고 정신없이 물건이 쌓여있는 것 같지만 불편한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자신에게 가장 최적화된 주거 환경을 만들었다.
심리적 변화 '정서적 최적화'
가끔 어르신들이 고집을 부리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르신들이 고집스러운 행동을 하는 이유 중에는 습관이 된 일상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 '정서적 최적화'가 있다. 가족들의 만류에도 매일 다림질을 하는 99세 할머니. 다림질은 젊은 시절부터 할머니가 해온 가장 잘하고 익숙한 일이다. 다림질을 통해 할머니는 정서적 안정과 인정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매일 두 시간씩 걸려서 사진관으로 출근하는 102세 할아버지. 같은 과자 선물을 사서 같은 시간에 같은 식당에 가서 같은 메뉴를 드신다. 매일 사진관 문 앞에 하루 종일 서 계시는데 그 이유는 같이 사진 작업을 했던 동료, 후배들이 혹시나 방문할까 싶어서이다. 젊은 시절 습관이 노후의 삶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다.
방송을 통해 살펴 본 초고령자 어르신들의 생활은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씩 달랐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신체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하지만 생각보다 정서적으로는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한 사람으로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며 가치와 능력을 인정받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주고받고 싶고, 가족, 친구, 사회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같았다. 겉모습만 달라질 뿐 마음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마음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면 '죽음'이 더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나이 100세. 부모님을 보내고 배우자를 보내고 누군가는 자식을 먼저 보내기도하며 수많은 죽음의 고통을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하는 나이. 100세 어르신들의 삶을 살펴보며 나는 어떻게 나이 들어가야 할지, 어떤 준비를 해야 행복한 100세를 맞이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젊은 시절의 삶의 습관이 노후의 삶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오늘 내가 어떻게 사는 가가 내일을 결정하고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서 노후의 삶을 결정한다고 하니 생활습관, 식습관, 일, 가족, 친구들과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보게 된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