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미국 허드슨강에서 실제 있었던 비행기 사고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2009년 1월 15일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한 155명을 태운 비행기가 새떼로 인해 양쪽 엔진이 모두 고장 나면서 허드슨 강에 비상착수(사고 항공기가 육지 착륙이 불가능할 때 수면 상에 내리는 것)한다.
비상착수 후 비행기 안의 사람들이 생존할 확률은 거의 희박하다. 하지만 설리 기장의 판단력과 120여명의 구조대원, 7척의 출근보트는 155명 전원을 구조했다. 기적이었다. 기적이 일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4분이었다. 영화는 제목처럼 기장인 주인공 '설리'의 사고 후 대응, 심리에 집중한다.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을 보는 우리나라 관객들은 자연스레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허드슨강에서는 기적이 일어났지만, 우리나라 바다에서는 너무도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는 왜 저런 기적이 일어나지 못 했는지 안타까움에 답답했다.
설리 기장은 비상착수 전 충돌에 대비하라는 경고방송을 미리 내보내 승객들이 대비하게 하고, 착수 후 즉시 복도로 나와 어서 "탈출하세요!"라고 외친다. 모든 승객을 대피시킨 후 비행기의 끝 쪽까지 직접 가서 남은 승객이 없는지 확인한다.
"아직 누구 있습니까?" 설리 기장의 외침에 "가만히 있으라"는 세월호의 외침이 떠올랐다. 부기장과 승무원까지 모두 내보내고 마지막에서야 비행기에서 탈출하는 설리 기장의 모습 위로는 승객들을 배에 둔 채 먼저 탈출하던 세월호 선장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울컥했다.
24분 만에 허드슨강에서 기적이 만들어 질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가 각자 해야 할 일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기장, 부기장, 승무원은 마지막까지 승객의 안전을 우선시 했다. 구조대원과 근처에 있던 출근보트는 사건을 접하자마자 지체 없이 사건 장소로 달려갔다. 사람들을 살려야 한다는 단 하나의 생각으로.
설리 기장의 비상착수 판단이 옳았는지 확인하는 공청회 사람들조차도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는 본인들의 임무에 충실했다. 그래서 조사과정에서 자신들의 실수가 발견되었을 때도 회피하는 대신 깔끔하게 인정했다. 그것이 진실이니까.
전원구조라는 오보, 혼란스러운 구조과정, 사건의 진실 규명에 집중하기 보다는 변명하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세월호 조사과정과는 너무도 달랐다. 그 결과 우리는 기적대신 비극을 마주해야했다. 더 불행한 것은 그 비극이 아직도 끝나지 않고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설리 기장은 허드슨강의 기적은 부기장, 승무원, 승객, 구조대 등 모든 관계자들이 함께 해낸 일이라고 말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 책임을 다하면 불가능해 보이던 기적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보여준다.
-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 출연: 톰 행크스(체슬리 설리 설렌버거), 로라 리니(로리 설렌버거), 아론 에크하트(제프 스카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