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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플렉스 빅퀘스천 | 유발 하라리

category 영상 2021. 1. 15. 10:47

  MBC 다큐 플렉스 17<빅퀘스천>에서는 건축가 유현준, 가수 장기하, 배우 이시영이 팬데믹 이후의 삶에 대해 유발 하라리 교수에게 질문한다. 크게 네 가지 '빅 퀘스천'을 중심으로 대화를 풀어나갔는데, 질문과 대답 속에서 또 다른 생각거리들이 떠올라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주는 방송이었다.

1. 호모 사피엔스의 비밀

  유발 하라리 교수는 다양한 종을 제치고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정복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뒷담화'를 꼽는다. 사회적 협력은 소통에 달려있는데, 뒷담화는 사람들이 소통하고 뭉치는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뒷담화에 이어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집단적 상상으로 전설, 신화, 종교가 생겨났고 공통의 믿음은 공동체를 만들어 주었다. '돈'도 집단적 상상과 공통의 믿음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유발 하라리 교수는 말한다. 돈은 사실 음식처럼 먹을 수도 없어서 물질적 가치가 없다. 요즘은 심지어 지폐, 동전을 잘 쓰지 않아 실체조차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전산 속에 존재하며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것은 우리 인간 공동체가 돈을 가치 있는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사피엔스>에서 호모 사피엔스의 뒷담화와 집단적 상상에 대한 유발 하라리의 해석을 처음 읽었었는데 방송에서 직접 들을 수 있어서 반가웠다. 유발 하라리 교수와 그의 책의 매력은 사고의 전환을 일으켜 준다는 데 있는 것 같다. 단편적으로 당연하게 생각했던 문제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 준다.

2. 인류 vs 감염병

  스페인 독감, 흑사병 그리고 코로나19. 여러 팬데믹이 인류의 역사에 흔적을 남기고 갔다. 앞으로도 새로운 팬데믹이 또 나타날 것이다. 팬데믹을 겪은 후 인간의 생활은 변화하게 될까?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단체 활동, 콘서트와 같이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을 기피하게 될까? 유발 하라리 교수는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사회적 작용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봐도 팬데믹이 인간의 본성을 바꾸지는 못했다고 한다.

3. 인류의 새로운 경쟁자

  앞으로 어떤 일자리도 심지어 예술도 자동화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AI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어떻게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워한 한다고 말한다. 수동적 소비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교류하는 예술로 예술의 모습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 엄마가 된 배우 이시영은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질문했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코딩, 영어, 악기 연주 같은 기술이 아니라 사회성, 융통성, 배움을 지속하는 방법과 변화를 지속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를 볼 때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어떤 기술이 각광받을지, 어떤 직업이 가치가 있을지 알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어떤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스스로 읽고, 쓰고, 생각하고 질문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공감할 수 있는 태도. 유발 하라리 교수의 말처럼 특정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기본기를 잘 닦는 것이 어떤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고 적응해서 인간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길인 것 같다.

4. 왜 역사를 공부하는가

  보통 역사 공부는 과거에서 배움을 얻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를 배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하지만 유발 하라리 교수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조금 달랐다. 그는 과거에서 교훈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역사를 공부한다고 한다. 역사를 공부하고 기원을 이해하면 오늘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자연의 섭리도 아니고 과거 사람들이 지어낸 관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오늘날에 적합하지 않은 관습, 불평등한 제도,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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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8 - tvN 월간 커넥트 | 마이클 샌델 | 짐 로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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